아파트값이 떨어지고 전세가격은 오르면서 매매-전세 가격의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현재 서울의 3.3㎡당 매매가는 1761만원, 전세가는 845만원으로 매매가 대비 전세비중이 약 48%에 달한다. 2009년 2월 서울 전세비중이 35% 수준임을 감안하면 최근 3년 간 서울 전세가격이 무섭게 올랐음을 확인할 수 있다.
높아진 전세가격 덕분에 전세입자를 안은 채로 투자할 경우 1억 원 안팎의 소액 투자가 가능한 아파트도 많아지면서 리스크를 줄인 소액 투자를 원하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5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서 전세 계약자를 안은 채로 거래할 경우 1억원 이하의 초기 자금으로 살 수 있는 아파트는 총 15만 4776가구로 집계됐다. 금융위기 발생 직전인 2008년 8월과 비교해 11만 6천여 가구가 증가했다. 매매가격 하락과 전세가격 상승이 동시에 장기간 지속되면서 매매-전세가격 차이가 좁혀졌으며 수요자들이 소액으로 투자 가능한 사례도 늘었다. 소액 내집마련이나 임대사업을 염두에 둔 투자자라면 검토해 볼 만 하다.
지역별로는 △노원 3만 6145가구 △도봉 1만 6695가구 △구로 1만 1939가구 △강서 1만 1545가구 △성북 1만 566가구 순이다. 주로 강북권과 서남권에 몰려 있다.
강북권은 2008년 소형아파트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급등해 재조명을 받은 바 있다. 가격이 한 차례 오른 후로는 매매가 변동이 크지 않았고 이후 서울 전역에서 전세가격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줄어들었다. 서남권은 주거지로서 크게 주목 받지 못했던 지역이지만 구로, 금천, 영등포, 강서 일대 주거 가치가 재조명되며 실수요 중심으로 시장이 성장했다. 구로, 금천, 영등포는 가산ㆍ구로디지털단지 배후 주거지로 입지를 다지면서 전세가격이 강세를 보였고 강서구는 지하철 9호선 개통으로 강남과의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전세 가격이 급등했다. 도심권 등지는 절대적인 물량이 많지는 않지만 매매-전세간 가격 격차가 줄어든 단지가 늘어 수요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주택시장의 회복이 지연되면서 매매가격은 하락하고 있지만 전세가격은 강세를 보이면서 전세입자를 안고 매입하는 내집마련 방식이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집값 상승 기대감은 낮아진 대신 전월세 임대시장의 수요가 늘면서 임대사업 관심이 높아진 것도 관심 증가의 원인 중 하나이다.
부동산114관계자는 “소액으로 초기 투자할 수 있는 단지를 찾거나 전세를 낀 내집마련을 검토한다면 매매-전세 가격의 격차가 줄어든 최근 아파트 매물들을 둘러볼 만 하다”고 조언했다.
<강주남 기자 @nk3507> namka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