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에서의 2월은 큰 의미를 가진다. 우선 겨우내 누적된 주택 시장 압력이 표출되면서 거래와 가격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시기이다. 설명절후 시장참여가 활발해지면서 이같은 계절적 시장변화는 분수령을 맞는다.
국민은행이 지난 86~2011년까지의 주택매매가격증감율을 월별로 분석한 조사치를 보면 확연하다.
지난 26년 동안의 월별 증감평균치를 보면 2월이 0.7%로 오름폭이 가장 높고 3월과 9월 0.6%, 4월이 0.5%수준이었다. 봄과 가을 성수기의 상승세가 뚜렷한 셈이다.
반면 6월과 11,12월이 0.0%로 오름폭이 가장 낮아 비수기임을 보여준다.
이를 실제 거래에 적극 활용한다면 특별한 호재나 악재가 없을 경우 매도는 연중 집값 움직임이 최고 강한 2월, 매입은 6월과 11월을 타이밍으로 잡아 진행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할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2월의 집값 진폭은 봄철 매매 강도는 물론 한해의 매매 및 전월세, 분양시장을 가늠해볼수있는 척도이기도 하다. 2월장세가 강하면 그해 시장이 강세로 가는 반면 약세에 머물면 기(氣)를 펴기 힘들다는 얘기다.
지난 1월의 집값은 0.2%수준으로 26년간 평균치 0.3%를 밑돌았고 지난해 연말 4분기보다 낮았다. 거래 역시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서울의 경우 아파트 1월 거래 건수가 1552건에 그쳐 지난해 12월의 26%수준에 불과했다.
2월 강도 역시 가격이 지속 하락하고 거래 실종임을 감안하면 그 범주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 뉴타운 및 재개발 구조조정계획 발표에 따른 대형 악재와 취득세 감면종료, 경기침체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오는 4월 총선, 7~8월 런던 올림픽, 12월 대선은 이같은 분위기를 개선시키기 보다는 더욱 옥죌것으로 예상된다.
분양시장 역시 집중현상이 사라져 마케팅에 어려움을 더할 것이다. 올 아파트 분양시기는 2,3월과 9월 밖에 없다는 주택건설업계의 지적이 이를 반영한다. 전세시장 역시 예상과 달리 한산하다. 일부 고덕 등 재개발 이주단지를 제외하고는 봄철 전세대란 전망이 무색할 정도다. 전세난의 상습진원지인 강남을 비롯해 목동, 노원 등 지의 전세시장이 조용하다.
강남 은마아파트의 12월거래건수는 전년 동기의 4분의 1수준으로 감소했다. 목동지역도 전년 30%수준이다. 수원 등 수도권 일부지역에서는 전세가 빠지지않는 역전세난이 생길 정도다. 광교신도시를 비롯해 김포한강신도시 등 경기권 2~3월 입주물량이 8000가구에 달해 입주 풍년을 맞고 있다. 지난해 1월과는 딴 판이다.
1월 전세가가 0.2%상승에 그쳐 지난해 4분기 평균 0.5%에 크게 못미친 것은 시사하는 바 크다. 물수능으로 자녀 교육을 위한 맹모들의 명문학군 수요가 사라진데다 경기침체에 따른 이사수요 감소, 4월 윤달로 인한 신혼수요 이월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해 10만 가구에 달하는 수도권 결혼수요가 4월 윤달을 기피, 결혼을 늦추는 사례가 생겨나면서 전월세수요가 분산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 착공한 도시형생활주택의 입주 러시와 올 전월세 계약대상자 감소(전세만기자 2만1375명) 등이 겹치면서 전세대란은 일시적으로 수그러들 공산이 크다. 이렇게 될 경우 매매시장 역시 추가하락과 거래두절로 이어질 것이다. 거래활성화를 위한 추가 대책 여론이 재차 탄력을 받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주택시장 변화에 대한 중장기 사전 대책이 절대 필요하다는 얘기다.
전세난 완화 역시 잠복되어있을뿐 해소됐다고 보기엔 이르다. 도시형생활주택과 주거용 오피스텔이 늘어났지만 1인 단독가구에 그쳤을뿐 2~3인 가구용 주택 공급은 규제완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탄력적이다. 저금리 등으로 전셋집 지속감소는 불가피하다.
아파트만을 선호하는 추세도 전세수급의 불안요인이다. 여기에 지역적으로 수급불균형이 존재, 당분간 전세문제는 주택시장에서 최우선 해결과제다. 정부는 임대주택 확대공급 및 민간임대활성화를 구호로만 외칠게 아니라 시장에 보다 확실한 신뢰를 보여줘야한다.
총량적 공급확대와 전세금 지원으로 주택시장문제를 해결하기엔 너무 상황이 깊어졌다. 매매에 관심을 가질만한 금융상품 개발 및 지역별 수요와 이에 걸맞는 주택공급 등 실효성있는 대책이 필요한때이다.
장용동 대기자/ch100@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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